2016년 3월 25일 금요일

브런치와 미디엄, 글쓰는 즐거움.

 최근 카카오의 서비스 브런치에 작가등록을 했다. 블로그에 글을 하나하나 써가는 즐거움에 조금 더 적극적인 행동의 일환으로 도전했는데, 역시나 글을 한편 쓰는게 쉽지가 않다. 창작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새삼 깨닫고 있다. 





 미디엄은 구글블로거, 트위터의 창시자인 에반 윌리엄스가 만든 서비스다. 블로그 같지만, 훨씬 텍스트에 초점이 맞추어 져 있다. 홈화면에서 부터 다양한 글을 볼 수 있으며 깔끔하고 직관적인 유저인터페이스는 절로 글에 손이 가도록 만든다. 무엇보다 상당히 높은 가독성이 미디엄 서비스의 핵심이라고 하겠다. 글자크기, 자간, 폰트 모든 것이 읽는 사람이 가장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마찬가지로 이렇게 멍석이 잘 깔려있다보니, 글쓰는 사람도 맛깔나게 글을 쓸 수 있다. 영어라는 메리트 때문에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양질의 글을 쏟아내고 있다. 




 브런치도 상당히 흡사한 서비스다. 아니 어떤면에선 거의 베낀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 카카오톡에서 발빠르게 움직인 흔적이 보인다. 내용이나 서비스의 특성면에서는 딱히 다른점이 없다. 다만 추상적으로 미디엄보다는 좀 더 한국인의 감성에 더 맞는것 같다. 미디엄에 비해서 어딘가 모르게 좀 더 촉촉하다. 미디엄은 각종 전문분야의 전문가들의 글도 상당히 많다. 브런치도 적지 않게 전문적인 글들이 올라오지만, 상위노출되는 글들이 비교적 소소한 이야기들과 같은 것이어서, 작가가 되는 장벽은 더 낮다고 할 수 있겠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상대적으로 노출되는 텍스트의 수가 적다. 동영상과 사진같은 리치미디어가 콘텐츠의 대세가 되어가고 있는 지금, 컨텐츠시장에서 미디엄이나 브런치의 약진은 눈여겨 볼만하다. 영상이나 사진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그 무게감. 이것이 창업자 에반 윌리엄스가 말한 "글은 가장 강력한 형태의 미디어다" 에 대한 반증이 아닌가 싶다. 결국은 인간에게 가장 효율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수단은 아직까지 글이라고 생각된다. 

 서비스의 형태로 보나 컨텐츠의 내용으로 보나 블로그 서비스들과 상당부분 겹치고 있어서, 장기적으로는 블로그를 대체할 수단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미디엄은 최근 수익화 모델로 좋은 글들을 유료로 묶어 사고 팔 수 있는 형태를 구상중이라고 밝혔는데,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조금 부족하다 보니 브런치도 이 모델을 흉내낼지는 미지수다.

 글을 쓰는 것은 고통을 수반하는 즐거운 일이다. 트위터로 시작됬던 '글' 열풍은 다시 '길어져서' 돌아왔다. 자극적이고 강렬하지 않지만, 깊고 진하게 사람들의 마음에 파고들 수 있도록. 얼만큼 돌풍을 일으킬지는 모르겠지만, 다시한번 정갈한 긴글의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김치를 한점 먹었으니, 따듯한 맨밥을 먹을 때가 됬다고 생각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